[유지윤의 무비레터]'플립' 첫사랑, 순수함을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

2017-07-26 17:43



[투비스 류이나 기자]보통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려보자면 저마다 기억하고 있는 이미지가 다를 것이다. 그래도 명색의 첫사랑인데 좋은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 최근 첫사랑의 감성을 건드리는 영화가 개봉해 관객들에게 저마다의 추억여행을 선물 중이다. 영화 ‘플립’은 미국에서 개봉 한 지 7년 만에 국내 관객들의 요구로 극장가에 올랐다.

‘플립’은 첫눈에 운명을 느낀 소녀 줄리와 첫눈에 위기를 느낀 소년 브라이스가 펼치는 풋풋한 첫사랑 로맨스 영화.

영화는 줄리와 브라이스가 교차로 내레이션을 하면서 진행된다. 브라이스는 이사 온 첫 날 줄리를 만나게 되면서 좋지 않은 예감을 받게 되고, 줄리는 브라이스가 자신의 첫키스 상대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같은 상황이지만 각자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이 흥미롭다.

브라이스는 학교까지 같이 다니면서 사사건건 줄리와 엮이게 된다. 이는 다 줄리가 브라이스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브라이스는 초등학생이 되서까지 자신을 따라다니는 줄리가 귀찮을 뿐이다. 심지어 줄리를 떼내기 위해 학교 퀸카 셰리에게 일부러 접근하기까지 한다.



줄리는 브라이스도 자신을 좋아한다고 어렸을 때 착각해, 초등학생이 된 지금은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학교 퀸카 셰리가 브라이스와의 사이를 침범해도 깊은 눈과 수박냄새가 나는 브라이스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

줄리의 짝사랑이 안타깝게 느껴지겠지만 영화는 얼마 되지 않아 역전의 순간이 온다.

줄리는 통학버스 정류장에 있는 플라타너스 나무에 올라가 동네가 한 눈에 보이는 풍경을 즐기고, 그 자체를 사랑하는 순수한 소녀. 나무가 베어지던 날, 나무에서 내려오지 않으며 친구들에게 애원한다. 같이 올라와 플라타너스 나무를 지키자고. 하지만 브라이스는 우는 줄리를 외면한다.

침울해하고 있는 줄리에게 아빠는 이렇게 말한다

“항상 풍경을 봐야 한단다. 그림은 단지 부분들 합쳐진게 아니란다. 소는 그냥 소이고 초원은 그냥 풀과 꽃이고, 나무들을 가로지르는 태양은 그냥 한줌의 빛이지만 그걸 모두 한 번에 같이 모은다면 마법이 벌어진단다”

줄리는 이 말을 계기로 브라이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브라이스는 부분이 좋은 사람일까. 부분보다 전체가 나은 사람일까. 거듭된 고민 끝에 알게됐다. 브라이스는 전체가 더 나은 사람이 아니란 걸.

또 브라이스가 줄리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생기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제대로 뒤바뀐다. 그제서야 브라이스는 줄리가 다른 동급생들과 다른 시선과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줄리에게 자꾸만 던저지는 시선을 거둘 수가 없다.

6년 동안 앞집에 살면서 알고 지냈지만 서로에 대해서는 정작 모르고 있던 두 사람. 두 사람은 서로와 각자의 가족관계까지 훑으면서,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된다.

영화가 끝날 때쯤이면 입가에 미소 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순수한 마음을 가져보려 해도 쉽게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플립'이 마법을 선물할 테니 말이다.

<편집자 류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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