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비스 김그내 기자]한참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데 느닷없이 나타난 방해꾼. 적어도 한 사람, 때로는 세 사람 다 고통을 당하게 되는 삼각관계는 남녀관계에서는 절대로 평탄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같은 대상을 차지하려는 경쟁은 당사자들에겐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혹자는 이런 관계가 사랑을 보다 강하게, 폭넓게 느끼게 해준다고도 하는데….
어쩌면 삼각관계가 질투와 연민 등 복잡한 감정에 빠져들어 '사랑이란 무엇일까'란 본질적 의문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찾게 해주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문득 떠오르는 날이다. 가을비 촉촉히 내리는, 왠지 센치해지는 오늘. 가을을 더욱 붉게 물들일 ‘삼각관계’ 영화를 주시했다. 로맨틱하거나 웃기거나 혹은 비극적인.
죽은 전 여자친구가 새로 시작한 연인 사이를 방해한다면? ‘니나 포에버’
영화 ‘니나 포에버’가 ‘죽은 전 여자친구가 새로 시작한 연인 사이를 방해한다’는 독특하고 기발한 설정으로 국내 관객들 사이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고로 여자친구를 잃은 남자 ‘롭’(시안 베리)이 새로운 여자 친구 ‘홀리’(아비게일 하딩햄)를 사귀게 되고,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눌 때마다 죽은 여자친구 ‘니나’(피오나 오쇼너시)가 나타나면서 기묘해지는 이들의 관계를 그린 독창적인 로맨틱 코미디 ‘니나 포에버’는 로맨스 영화의 고전적인 키워드인 ‘삼각관계’를 발칙하고 도발적인 상상력으로 스크린에 구현해내며,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상대방의 과거의 연인이 다시 관계에 끼어들면서 갈등을 일으키는 영화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죽은 연인이 나타나 현재 연인들 사이를 방해한다는 설정은 낯설지만 흥미로운 소재임이 분명하다. 무엇보다도 순순히 사라지기를 거부하는 ‘니나’에게 셋이 함께 할 기회를 내어주며 나름의 해결책의 찾아 나가는 ‘홀리’라는 독특한 캐릭터는 이 영화에 신선한 매력을 불어넣는다.
과거의 연인과 맺었던 관계가 현재와 미래의 사랑에 미치는 영향을 호러 로맨틱 코미디라는 새로운 장르로 창조한 영화 ‘니나 포에버’는 이제껏 보지 못했던 신선함과 독특함으로 관객들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독창적이고 파격적인 스토리로 ‘가장 인상적인 데뷔’라는 평가를 받은 신개념 호러 로맨틱 코미디 영화 ‘니나 포에버’는 오늘 10월 20일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비극적인 로맨스에 더해진 애잔한 선율 ‘글루미 선데이’
“당신을 잃느니 당신의 반쪽이라도 갖겠소.” 두 남자가 한 여자를 가운데 두고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영화 ‘글루미 선데이’의 대사다. 1999년에 발표된 롤프 슈벨 감독의 ‘글루미 선데이’는 사랑은 소유해야 한다는 통념으로는 이해하지 못할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사랑과 나치의 유대인 학살, 그리고 여주인공 일로나의 통쾌한 복수를 그린다.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한 ‘글루미 선데이’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영혼을 파고드는 감미롭고 애잔한 선율의 ‘글루미 선데이’는 헝가리 천재 작곡가 레조 세레스가 1935년 실연의 아픔을 담아 작곡했다. 레코드 발매 8주 만에 우울증 환자 190여 명이 이 음악을 듣고 자살했고, 이듬해에는 이 음악을 연주하던 단원 모두가 자살하는 엽기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세레스도 결국 자기가 만든 이 음악을 들으며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생을 마감했다. ‘글루미 선데이’의 우울한 사연과 애잔한 선율 탓이었다.
올 11월 재개봉을 앞둔 영화 ‘글루미 선데이’ 역시 1930년대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자보’(조아킴 크롤)와 그의 아름다운 아내 ‘일로나’(에리카 마로잔) 그리고 그들에게 고용된 피아니스트 ‘안드라스’가 그려내는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려낸다. ‘안드라스’(스테파노 디오니시)가 자신이 작곡한 노래 ‘글루미 선데이’를 ‘일로나’에게 선물하며 가까워지자, 아내를 포기할 수 없었던 ‘자보’는 그 둘과 위태로운 로맨스를 시작한다. 당시 수많은 사람들을 자살로 이끈 노래인 ‘글루미 선데이’를 소재로 한 ‘글루미 선데이’. 세 사람의 사랑과 비극을 지금 새롭게 접하는 관객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까.
외로움에 몸부림치던 그녀 앞에 나타난 두 남자, 그녀의 선택은?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브리짓 존스가 돌아왔다. 1편으로부터 15년, 2편으로부터 12년 만이다. 브리짓(르네 젤위거)는 과거엔 직장에서 고군분투했지만 이젠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다. 실수투성이에다가 사랑에 서투르며, 무엇보다 독신이라는 점은 그대로다. 인생 주제가와 다름없는 ‘올 바이 마이셀프’를 들으며 외로움에 몸부림친다. 관계에서도 변화가 있다. 바람둥이 대니얼 클리버(휴 그랜트) 대신 연예정보회사 사장 잭 퀀트(패트릭 뎀프시)가 등장해 변호사 마크 다시(콜린 퍼스)와 새로운 경쟁 관계를 이룬다. 잭을 연기한 뎀프시는 의학 미드 ‘그레이 아나토미’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매력남.
9월 28일 개봉하는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는 직장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브리짓’(르네 젤위거)이 옛 연인인 ‘마크’와 새롭게 만난 인연인 ‘잭’(패트릭 뎀시) 둘 다와 비슷한 시기에 하룻밤을 보내고,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그녀가 아이의 진짜 아버지를 찾는 과정이 재미있게 그려진다. 전 세계 싱글 여성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며 절대적 지지를 받았던 ‘브리짓’이 3편에서도 유효할지는 직접 확인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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