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비스 류이나 기자] 꿈이 고아인 형과 꿈이 형인 '상극' 형제가 만났다. 마동석과 이동휘의 조합으로 웃기기만 할 줄 알았던 '부라더'는 가족에 대한 의미와 추억으로 감동코드까지 잡았다.
'부라더'는 17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언론시사회를 진행, 첫 선을 보였다. '부라더'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장유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안동 양반가문 거상 이씨의 종손 석봉(마동석)과 주봉(이동휘)가 보수적인 성격의 아버지를 비롯, 집안 어른들의 성격으로 버티지 못하고 나가버린 후 아버지의 장례식을 위해 다시 안동을 찾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상극' 형제는 만나자마자 티격태격 거리다 차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 오로라(이하늬)를 치게 된다. 세 사람은 그렇게 안동으로 향하고 오로라는 시시각각 석봉과 주봉 앞에 나타나 알 수 없는 말과 그들의 일을 돕는다.
석봉은 탐사대장으로 유물을 찾는 꿈을 가지고 있는 인물. 독립군의 지원금으로 쓰일 불상이 평안남도에 있는지 알았지만, 사실 불상이 자신의 집 안에 있단 로라의 말을 듣고 거부하던 종손의 노릇을 자처한다. 주봉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건축회사에 다니는 주봉은 안동에 길을 뚫을 수 있게 어른들의 동의서를 확보한다면 독일지사로 발령을 약속받았다.
석봉은 어려서부터 종갓집 장손으로 어깨에 짐을 짊어져야 했다. 주봉은 모든 관심과 사랑, 경제적 지원이 형 석봉에게 향했던 탓에 늘 손해보고 사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석봉의 "난 꿈이 고아였어"란 말과 주봉의 "난 꿈이 형이었어"란 외침이 두 사람이 지금까지 지고 있던 내면의 상처를 드러내준다.
종갓집을 온몸으로 거부하던 석봉과 주봉은 상복을 입고 어른들을 맞이하고 어려운 족보까지 외우면서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 석봉은 보물을 찾으려 대출받아 산 1억원의 장비까지 동원하는데, 이 과정에서 보물보다는 집 곳곳에 숨겨졌던 '보물같은 추억'과 마주한다.
이야기와 반전은 흔하게 예상할 수 있도록 전개되지만 마동석, 이동휘, 이하늬 세 배우의 연기가 보완한다. '범죄도시'에서 강렬한 액션연기를 보여주면서도 푸근함을 보여줬던 마동석은 '부라더'에서 대중이 원하는 코믹한 요소들을 온몸에 녹여내 연기했다.
이동휘도 '안동에서 제일 잘생긴' 주봉 역을 제 옷처럼 소화했다. 마동석과의 케미도 기대 이상으로 스크린을 채웠다. 조연으로 항상 120%의 몫을 해냈던 이동휘의 플레이가 이번에도 돋보인다.
이하늬도 묘한 여인 오로라의 신비로우면서도 어딘가 어두워보이는 면을 특유의 톤으로 표현, 어려울 수 있는 역을 이질감 없게 선보였다. 세 배우 모두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연기를 무기로 102분 동안 웃고 울리기를 반복한다.
'부라더'는 11월 유일한 코미디 영화로, 관객들이 부담없이 접근하기 쉽다는 점이 강점이다. 여기에 오만석, 서예지, 지창욱 등 화려한 스타들의 특별출연도 볼거리다. '범죄도시'로 박스오피스 역주행 신화를 만들어내며 4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는 마동석이 '부라더'로 다시 한 번 흥행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오는 11월 2일 개봉. 러닝타임 102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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