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비스 류이나 기자]'베일을 벗은 지현우, 오만석 주연의 '살인소설'이 쫀쫀한 스토리텔링과 몰아치는 반전의 긴장감이 웰메이드 영화의 미덕을 갖췄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는 영화 '살인소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 김진묵 감독, 지현우, 오만석, 이은우, 김학철, 조은지가 참석했다.
‘살인소설’은 지방선거에 나설 집권여당 시장 후보로 지명된 경석(오만석 분)이 유력 정치인 장인의 비자금을 숨기러 애인 지영(이은우 분)과 함께 별장을 들렸다 수상한 청년 순태(지현우 분)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6월 13일 7회 전국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 부패한 정치인과 소설가의 이야기를 다룬 '살인소설'은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김진묵 감독은 "초고를 쓴 지 8년이 넘었다. 제가 느낄 때 정치인과 사회는 크게 변한게 없다고 생각한다. 관객분들께서 많이 봐주시고 어떤 정치인들을 뽑을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영화는 소설가 김순태 역의 지현우와 첫 시장 선거 입성을 앞둔 이경석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장인어른 염정길(김학철)의 지원사격으로 대청시 시장선거를 앞둔 이경석(오만석). 정치비리자금을 숨기러 내연녀 지영(이은우)과 별장에 드린다. 그리고 별장의 관리인이라는 의뭉스러운 김순태(지현우)를 만나면서 거짓말과 갈등이 시작된다.
시장선거를 앞두고 흠이 생기면 안되는 이경석은 자신의 이름을 속이고 내연녀를 부인이라며 거짓말을 시작한다. 순태는 경석과 지영에게 친절하게 대하면서도 알 수 없는 미소와 대사로 이들을 점점 불안하게 만든다.
'살인소설' 가진 독보적인 매력은 기존의 비리 정치인과 그 끝을 결말 짓는 시점이다. 보통의 영화들은 거짓과 진실이 대립하며 권선징악을 향해 달려가지만, 이 영화는 거짓말에는 거짓말로 대하며 똑같이 대응하는 순태의 캐릭터가 흥미롭다.
지현우는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뱀술을 담근 후 뱀이 꿈에 나오는 이야기를 경석에게 해주며 "뱀이 꿈에 나와서 '거짓말 하면 죽여버린다'란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같이 영화에는 결말의 반전을 향해 가는 이스터에그가 곳곳에 숨어있다.
서스펜스 스릴러의 장르와 함께 블랙코미디도 덧입혀졌다. 음침한 분위기 속에서도 경쾌한 음악과 사회를 풍자하는 캐릭터들의 태세전환, 그리고 사회적으로 점점 문제가 되고 있는 갑질을 풍자했다.
오만석은 기존의 주도면밀하고 악랄한 정치인들의 캐릭터를 비틀었다. 임기응변을 하며 주도면밀하지 못한 허술함이 정치인들의 민낯을 더욱 가깝게 느끼게 만든다.
극 후반부에는 반전의 반전이 휘몰아친다.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닌' 영화로 긴장감과 카타르시스를 놓지 않게 만든다.
'살인소설'은 38회 판타스포르토영화제에 감독주간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하며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4월 25일 제대로 된 스릴러와 블랙코미디를 보고 싶은 관객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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