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비스 류이나 기자]'독전'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한국형 누아르를 탄생시켰다.
'독전'은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린 범죄극이다.
'천하장사 마돈나', '페스티발',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을 연출했던 이해영 감독은, '독전'을 통해 지금까지 보여줬던 연출색을 180도 뒤집었다.
의문의 폭발사고로 어머니와 개를 잃은 락(류준열). 락은 중국과 이선생을 잇는 유일한 연결책이었고 조원호는 락을 이용하기로 한다.
중국 마약촌 지배자 진하림(김주혁) 역시 락에게만 연락을 하고 있는 상황. 조원호는 락이 박선창(박해준)과 진하림을 소개해주는 자리에 본인이 박선창을 대신해 들어간다. 그리고 박선창에게는 자신이 진하림인 것처럼 연기하며 이선생의 정체를 밟아나가기 시작한다.
진하림에게 최고급 마약 연료를 제공 받고, 만들어진 마약은 이선생의 확인을 받는다. 그 과정에서 조원호는 이선생을 잡으려 기회를 노린다. 기술자 농아 남매의 신뢰를 받고 있는 것도 락뿐이 없어 조원호는 계속해서 락을 계획에 참여시킨다.
이 과정에서 브라이언(차승원)이 나타나고 락도, 조원호도 몰랐던 브라이언이란 존재가 나타나며 다시 혼돈 속으로 빠져든다.
'독전'은 홍콩영화 '마약전쟁'을 원작으로 했다. 하지만 캐릭터나 설정, 영화가 지니는 강렬함은 한국형으로 다시 태어났다. 류준열의 캐릭터는 기본적인 것을 제외하고는 새롭게 빚어졌다. 원작에서는 경찰과 조직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느라 비열함의 끝을 달리지만 '독전'에서는 속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함과 연민, 슬픔 등이 응집됐다.
권선징악이라는 거대한 줄기를 띄고 있지만 엔딩이 개운하지는 않다. 열린 결말로 이해영 감독은 해석의 여지를 넓혔다.
무엇보다 '독전'은 이해영 감독의 미쟝센과 카메라 워킹, 캐릭터 플레이가 돋보인다. 유려한 연출은 영화에 몰입하는데 탁월하다. 선이든, 악이든 한 목표를 향해 인정사정 없이 달리는 캐릭터들의 색도 분명하다. 123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른 채 영화에 빠져을 수 있다.
배우들의 연기, 연출, 음악까지 흠 잡을 곳이 없다. 다만 캐릭터들의 당위성이 관객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설명하지 않은 캐릭터들의 여백이 다양한 해석을 피어오르게 만들 수는 있다. 오는 22일 개봉. 러닝타임 123분. 15세 관람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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