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티움교육
[투비스 민서홍 기자]유행은 일정한 패턴이 있다. 봄과 여름에 댄스음악이 유행하고, 가을과 겨울에 발라드가 성행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은 문화계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기온이 떨어지면 가슴 따뜻한 장르부터 절절한 멜로와 같은 장르가 속출하는 것이 근거다. 그렇다면 본격적인 겨울을 맞아 대한민국 공연문화의 중심인 대학로에서 선보이는 창작뮤지컬 중 눈여겨 볼 작품을 살펴본다.
#오! 당신이 잠든 사이
▲ 사진=티움교육
크리스마스에 갑자기 사라진 반신불수 환자를 찾기 위해 그의 행적을 추적하는 병원장 베드로의 이야기를 담아낸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처음에 줄거리를 접한다면 여름철 우리를 서늘하게 해줄 스릴러에 가깝다.
하지만 뮤지컬을 보게 된다면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스토리라는 것을 알게 된다. 척추 사고로 반신불수가 된 환자 최병호를 찾는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상처받고 버림받은 사람들이다. 뮤지컬 속 이들의 휴먼스토리와 그들만의 희망과 치유과정을 본다면 각박한 세상 속 ‘정’을 잊고 사는 우리네 삶에 하나의 울림이 돼 돌아올 감동이 있다.
#김종욱찾기
▲ 사진=티움교육
이 작품은 첫사랑을 주제로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라는 타이틀로 멜로 열풍을 몰고온 영화 ‘건축학개론’과 같은 주제로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뮤지컬 ‘김종욱찾기’는 영화에서 미처 전하지 못한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건들며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한 대학로 ‘터줏대감’이다.
이 뮤지컬은 자칫 밋밋해 질 수도 있는 첫 사랑이란 소재를 탄탄한 연출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 개성넘치는 배우들의 호연이 완벽한 삼박자를 이루며 뮤지컬 어워즈에서 4관왕에 오르는 저력을 선보였다. ‘김종욱 찾기’를 관람하면서 한번쯤 가슴 속에 묻어둔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려 보는 것은 어떨까.
#사랑은 비를 타고
▲ 사진=티움교육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을 넘어 20년을 맞이하는 장수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는 형제애를 다루고 있다. 단 세 명의 출연진이 만들어내는 완벽한 하모니와 연출력은 왜 오랜 기간 동안 매회 객석점유율 80%를 상회하는 인기를 끌었는지 보여주는 극명한 방증인 셈.
‘사랑은 비를 타고’는 가족이란 소재에 깊이 파고들며 가슴을 울린다. 또한 우리에게 익숙한 배우 안재모, 트랙스 제이 등의 출연은 극을 관람하는 재미를 배가 시켜주는 요소다. 이 뮤지컬은 가진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보여지는 것과 달리 관객과 가까이서 호흡한다는 점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포인트를 지니고 있다.
왠지 모르게 ‘구세군 냄비’ ‘사랑의 열매’ 등의 선행들에 절로 눈길을 보내게 되는 겨울. 이러한 마음은 얼어붙은 날씨를 잊고자 생각만으로도 따뜻해지게 만드는 감성적인 호르몬을 뇌에서 분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겨울철 감성으로 물들 수 있는 좋은 선택지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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