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KBS2 '태양의 후예' 캡처
[투비스 소준환 기자]의사라는 직업은 드라마의 '단골 캐릭터'다. 그동안 각종 의학드라마에서는 물론 로맨스극에서도 '의사 캐릭터'를 자주 만나볼 수 있는 점이 그 방증이다. 특히 2016년 상반기 최고의 성적으로 종영한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여주인공인 강모연(송혜교 분) 역시 '의사 캐릭터'였다.
사실 우리가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대학병원 전문의를 떠올린다면 수수한 이미지가 그려질 터. 일반적으로 이들은 긴박하게 돌아가는 병원 업무의 특성상 과하게 꾸밀 수가 없다. 그렇다면 드라마 속 ‘의사 캐릭터’도 이처럼 소탈한 면모였을까. '태양의 후예' 속 송혜교를 통해 이를 다채롭게 살펴본다.
송혜교는 극중에서 수수하며 편안한 메이크업으로 완벽한 흉부외과 전문의를 소화해냈다. 의사 뿐 만아니라 그의 연인 유시진(송중기 역)을 만나러 갈 때는 지적이면서도 러블리한 면모를 놓치지 않았다. 간혹 드라마 전개상 배우의 민낯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풀메이크업’을 고수해 시청자들의 몰입을 깨트리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러나 송혜교는 달랐다.
▲ 사진=KBS2 '태양의 후예' 캡처
예컨대 그는 보는 이들이 ‘진짜 민낯인가?’라는 생각이 들 만큼 가벼운 메이크업을 비롯, 바쁜 일정으로 며칠 동안 씻지 못 하거나 유시진과의 데이트를 위해 씻는 순간 단수가 돼 샤워를 끝마치지 못 한 경우도 있을 만큼 리얼했던 것. 또 강모연은 섀도우는 물론이고 립까지 바르지 않은듯한, 민낯에 가까운 메이크업으로 캐릭터의 성격을 높이면서 드라마 몰입을 깨지 않았다. 털털하고 당돌한 게 강모연의 매력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는 본업인 의사 캐릭터를 연기할 때 최소한의 화장으로 최대의 사랑스러움을 뽑아낼 수 있는 화장법을 고수했다. 그의 실제 투명한 피부톤과 어울리는 밝은 코랄빛 립스틱, 간단한 피부화장이 바로 그렇다. 특히 송혜교는 극중에서 의사로서 과할 수도 있는 섀도우와 아이라이너를 지양, 다소 심심할 수도 있던 아이메이크업에 바짝 올린 속눈썹 컬링으로 그 부족함을 채웠다.
▲ 사진=KBS2 '태양의 후예' 캡처
그는 연인과의 데이트에선 핑크톤의 색조화장으로 ‘러블리’한 분위기를 풍겼다. 이는 얼굴 전체의 톤을 핑크톤 메이크업베이스를 이용해 화사하고 여성스러움이 느껴지도록 했기에 그렇다. 또 데이트 장소가 낚시터임을 고려, 아이메이크업 역시 지나치지 않게 했으며 일명 ‘달려라 하니의 고은애’ 톤인 베이비핑크 립스틱조차 완벽하게 ‘송혜교화’ 시켰다.
이처럼 송혜교는 ‘태양의 후예’ 속 강모연을 완벽히 이해한 메이크업을 통해 캐릭터와 스타일 모두 빛냈다. 일반적으로 아름다움에 있어 화려함보다 청초함이 더 어려운 법이지만 송혜교는 이를 무리없이 승화시킨 것. 만약 우리가 비현실적으로 ‘풀메이크업’을 한 강모연을 봐야 했다면 어땠을까. 결코 극에 몰입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 송혜교의 탁월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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