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이나의 맨 IN 무비 ]남자 키덜트 왜 애니메이션에 열광하나

2018-01-10 18:28



[투비스 류이나 기자]키덜트(kidult), 키드와 어덜트의 합성어로 어린이 같은 취미를 가진 성인을 가르킨다. 피규어를 모으고, 퍼즐을 맞추고, 캐릭터가 그려진 옷을 입는 등의 취미를 가진 남자들을 흔히 찾을 수 있다. 남자 키덜트를 떠올리면 레고나 피규어를 가장 먼저 떠올리겠지만 이제 그 영역은 더욱 확장, 충무로에서도 키덜트가 모여들고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가 아이들의 전유물인 시대는 지났다. 지금까지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는 '토이 스토리', '겨울왕국', '주토피아', '인사이드 아웃' 등 오래전부터 흥행에 성공한 애니메이션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키덜트의 마음까지 움직였기에 가능했다. 지난해에는 '너의 이름은'이 370만명의 관객을 모으면서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애니메이션에 열광할까.

1인 가구, 싱글족이 확대되면서 삶의 질, 즉 남이 아닌 자신을 위한 소비문화가 자연스레 중심을 잡았다. 또 혼자 지내면서 생기는 불안, 외로움은 유년 시절의 향수와 항상 정의가 승리하는 애니메이션의 뿌리가 마음을 위로한다. 애니메이션의 굿즈도 영화 흥행에 따라 불티나게 판매된다.

특히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디즈니·픽사가 명가라 불린다. 앞서 언급한 '토이스토리', '겨울왕국', '주토피아', '인사이드 아웃' 모두 디즈니·픽사의 작품. '토이스토리'는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들이 '살아있다면?'으로 시작해 주인을 향한 마음 뿐만 아니라 장난감들이 의기투합해 모험해 나가는 과정이 재미, 공감, 위로를 줬다. '겨울왕국'은 '렛잇고'라는 마음을 울리는 OST까지 맞물려 대히트를 쳐 애니메이션 최초 관객이라는 영광과 전세계적으로 식지 않은 열풍의 주인공이 됐다.

'인사이드 아웃'도 기쁨, 슬픔, 까칠, 소심, 버럭이라는 마음에 주체성을 불어넣는 발상으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패러디, 코스프레까지 번져나가며 또 하나의 어른들의 놀이가 된 것.



이번에도 디즈니·픽사는 야심차게 어른들을 공략할 '코코'를 준비했다. 지난해 11월 북미에서 개봉한 '코코'는 북미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를 이어가며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탄력을 받아 제 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주제가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영화의 줄거리는 뮤지션을 꿈꾸는 소년 미구엘이 우연히 죽은 자들의 세상으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황홀하고 기묘한 모험을 담았다. 죽은 자들의 세계에 입성한 미구엘은 헥터를 만나게 되고, 헥터는 자신이 사라지지 않으려면 살아있는 사람들 중 자신을 기억하게 만들어야 하는 목적으로 미구엘과 동행하게 된다. 인간과 죽은 자라는 서로 다른 존재가 티격태격 하지만 함께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콤비플레이를 펼친다. '정말 죽었다고 느꼈을 때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을 때'라는 말이 있다. '코코'는 죽음이 끝이 아닌, 사후 세계에서 이어져 있고, 소중한 사람을 상기시키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코코'는 개봉 전인 오늘(10일) 31.0%(영화진흥위원회)로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키덜트'는 이미 '코코'에 응답할 준비가 돼 있다. '코코'는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또 한 번 쓸 수 있을까. 11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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