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비스 류이나 기자]손예진, 이름만 들어도 청순한 매력과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명실상부 우리나라 최고의 여배우다. 남자 배우를 필두로한 멀티캐스팅, 버디무비들이 쏟아져 나와도, 손예진은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이 해야할 몫과 자리를 꼭 지키고 있는 배우. 여배우 기근현상이라는 말은 손예진에게는 해당되지 않은 말이다.
남자 배우들은 손예진을 이상형으로, 여자 배우들은 손예진은 롤모델로 삼고 있는, 관객으로부터는 믿고 보는 배우로 항상 사랑받는 손예진. 그가 '지금 만나러 갑니다'로 스크린을 컴백을 앞둔만큼, 멜로 영화 속 '손예진의 남자들'을 정리해봤다.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2003) 차태현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는 최고의 문제아지만 아이큐 148인 수재 손태일(차태현)이 첫사랑 일매(손예진)와 결혼하기 위해 벌이는 고군분투 이야기다. 일매의 아버지이자 태일의 스승인 영달(유동근)은 전국 30만등 하는 태일에게 3000등 안에 들면 일매를 주겠다고 제안하고, 태일은 목표를 이루고 서울대 법대까지 합격한다. 태일은 영달에게 사법고시 합격 할 때까지 처녀로 지키겠다고 약속해버린다. 일매는 연애가 하고싶지만 사법고시 공부만 하고 자신의 키스까지 거부하는 태일로 인해 상처를 입는다.
손예진은 맑고 깨끗한 청순한 이미지를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를 통해 밝고 통통튀는 이미지를 입었다. 이 때 드라마 '여름향기'가 비슷한 시기에 방송돼 손예진의 다중적인 매력이 드러나 첫사랑 아이콘이 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차태현은 '연애소설'에 이어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로 손예진과 다시 만났다. 차태현은 반항아 태일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파마까지 감행하며 코믹적인 이미지를 강화했다. 차태현의 장점인 코믹 순정파 연기를 극대화해 사랑 받았다.
# 클래식(2003) 조인성/조승우
'클래식'의 지혜(손예진)가 친구 수경이 짝사랑하는 상민(조인성)에게 대필을 부탁받는다. 자신도 상민을 좋아했던 지혜는 어쩔 수 없이 수경의 이름으로 자신의 마음을 적어 건넨다. 수경과 상민은 지혜의 편지 덕분에 가까워지게 되고, 지혜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보지만 자꾸면 상민과 마주치게 되면서 쉽게 마음을 접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지혜는 엄마 주희(손예진)의 비밀 상자를 발견, 자신과 너무나 닮은 사랑을 한 엄마 주희의 첫사랑을 알게 된다. 주희 역시 대필 편지로 인한 준하(조승우)와의 안타까운 사랑이 있었다.
영화 '클래식'은 다시 한 번 손예진의 첫사랑 이미지를 공고히 해준 작품. 손예진은 '클래식'에서 딸 지혜와 엄마 주희 1인 2역을 소화했다. 지혜로 분했을 때는 조인성과 주희로 등장할 때 조승우와 각자 다른 케미스트리를 뽐냈다. '클래식'을 떠올린다면 빗 속에서 교복을 입고 서로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는 손예진, 조승우의 모습이 절로 연상된다. 여기에 갑자기 비가 내리자 조인성이 재킷으로 우산을 만들어 손예진의 비를 막아주는 모습까지. '클래식'은 여기저기 낭만스러운 요소들이 자리하고 있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 (2004) 정우성
'퓨어 소울:네가 나를 잊어도'라는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각색한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손예진과 정우성이라는 국내 최고의 비주얼 배우들이 만나 많은 화제가 됐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는 수진(손예진)이 알츠하미어 병을 앓고, 자신이 기억이 사라지고 있다는 걸 사랑하는 철수(정우성)에게 알린다. 점점 기억을 잃은 수진은 결국 철수를 난생처음 보는 사람처럼 대하고, 철수는 마음 아파하면서도 그를 곁에서 지켜나가기 시작한다.
"이거 마시면 우리 사귀는 거다"라는 대사와 함께 소주를 한 입에 털어넣는 손예진. 이 장면은 2018년 지금까지 회자될 정도로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꽃미남 아이콘이었던 정우성은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서 덥수룩한 수염, 남루한 옷차림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수진을 시종일관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는 눈빛만은 영화가 끝나고 잔상이 남을 정도로 강렬했다. 지금도 손예진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손꼽히고 있는 작품이다.
#아내가 결혼했다 (2008) 김주혁
'아내가 결혼했다'는 박현욱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결혼한 아내가 또 다른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하는 파격적인 소재가 신선함을 안겼다. 주인아(손예진)는 노덕훈(김주혁)과 행복한 결혼 생활에 빠져있다. 주인아는 '덕훈을 사랑하지만, 덕훈만 사랑하는 건 아니다'라는 자유연애주의에 빠져 있지만 노덕훈은 자유연애주의를 받아들이고 결혼에 골인한다. 하지만 주인아는 어느 날, 덕훈에게 다른 남자와 잤다는 고백을 하고, 그 남자와도 결혼하겠다는 제안을 한다. 노덕훈은 주인아를 쟁취할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반만 가질 것인지 깊은 고민에 빠진다.
故 김주혁과 손예진의 상상 이상의 발칙함과 통통튀는 연기가 돋보인다. 김주혁은 손예진을 사랑하면서 감수해야 하는 것들을 현실적으로 표현했다. 김주혁은 손예진의 연기가 더 빛날 수 있도록 제대로 드리블해 패스한다. 다른 작품보다 손예진의 호흡이 편안해보이는 이유다.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2009) 고수
‘백야행’은 서로의 부모를 살해한 두 남녀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린 미스터리 멜로물이다. 손예진은 유년시절 비틀린 운명 때문에 슬픔을 간직하고 살아야 하는 유미호 역을 맡았으며 고수는 사랑하는 여인 미호를 지켜주기 위해 자신의 전부를 희생하는 요한 역을 맡았다. 15년 전 미궁 속에 빠진 살인 사건을 재수사하는 과정에서 두 남녀의 어둡고 슬픈 운명을 유일하게 이해하는 형사 한동수 역은 한석규가 맡았다.
비극적인 두 남녀의 인생을 입은만큼 전작 '아내와 결혼했다'와 다르게 차분한 연기를 보여줬다. 고수 역시 많은 대사와 표현보다는 눈빛과 행동으로 미호를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줬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을 원작으로 했으며, 히가시노 게이고는 '백야행-어둠 속을 걷다'를 본 후 매우 만족했다고 알려졌다.
#지금만나러 갑니다(2018) 소지섭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세상을 떠난 수아(손예진)가 기억을 잃은 채 우진(소지섭)의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오랜만의 손예진 멜로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손예진은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 이어 자신의 멜로작이 되길 바란다며 완성도를 예상케했다. 미리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역시 원작을 훼손하지 않고 한국 정서로 풀어내며 관객들의 감성을 촉촉히 적셔줄 영화라고 호평 받았다.
남매로 호흡을 맞췄었던 손예진과 소지섭은 이번에는 부부로 등장한다. 소지섭은 아내를 잃은 후 세상에 아들과 단 둘이 남겨진 우진의 쓸쓸해보이는 모습을 연기했다. 다시 수아를 만난 이후에는 세상의 한 줄기 희망을 본 듯한 햇살같은 미소와 자상한 모습을 보여줘 다시 한 번 여심을 휩쓸 준비를 마쳤다. 이 작품은 오는 3월 14일 화이트데이에 개봉, 많은 연인들의 선택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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