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비스 류이나 기자]"덩케르크에서 일어난 사건은 인간 역사상 생존에 대한 대단한 사건 중에 하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말이다. '덩케르크'는 1940년 2차 세계 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40만 여명의 영국군과 연합군을 구하기 위한 사상 최대의 탈출작전을 그린 실화다. 크리스토퍼놀란은 '덩케르크'를 통해 단 하나 '생존'의 끓는 점을 향해 간다.
어른들이 일으킨 작전에 젊은 청년들이 전쟁으로 내몰리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맞선다. 맞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국이 42km 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무차별 공격과 6m의 조수는 구축함이 군인들을 구출하러 오는데 장애물이 됐다. 큰 구축함이 들어올 수 없자 민간 선박에게 구출요청을 하는데, 어른들은 흔쾌히 누군가의 아들일 그들을 구하러 시동을 건다. 저 멀리 폭탄이 터지고 머리 위에는 스핏파이어가 날아다니지만, 그럼에도 간다.
영화는 보이지 않는 적에게 포위된 채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는 위기의 일주일, 군인들의 탈출을 돕기 위해 배를 몰고 덩케르크로 항해하는 하루, 적의 전투기를 공격해 추락시키는 임무 중 남은 연료로 비행이 가능한 한 시간 세 가지 시공간으로 나눠 진행된다.
전쟁 영화답게 스펙타클한 볼거리는 있지만, 현실의 시간을 재구성한 다큐멘터리 같다는 느낌도 든다. 대사는 거의 없고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덕분에 관람하는 동안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게 만든다. 특히 스핏파이어 안에 실제로 카메라를 집어넣고 배우가 조종할 수 있게 했다. 전쟁의 생생함을 전달하려는 놀란 감독의 수고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그동안 놀란 감독은 꿈 속의 무한한 세계, 우주의 먼 곳까지 하게 만들었다. 현실적인 사건이 아닌 SF 판타지에 강세를 보여왔고, 관객들을 만족시키는데 성공했다. '인터스텔라'는 천만관객까지 동원시킨 저력이 있다. 그는 왜 '뎅케르크' 실화에 주목했을까. 관객들이 역사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역사에 대한 존중, 그리고 생존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영화 말미 무사히 구출된 영국군은 육지에서 자신들을 반겨주는 어른들을 만나게 된다. 군인은 의문스럽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도망치듯 살아돌아오기만 했는데 말이다. 기차 안에서 고향이 가까워지자 창 밖도 볼 수가 없다. 패배자라고 손가락질 당할 거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모두가 그들의 귀환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영화를 보면서 전쟁은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하루하루를 전투적으로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삶이 연결됐다. 어떻게 생존이 걸린 구출작전과 평범한 일상을 비교하느냐고 할 지도 모르겠지만 생존을 위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게 지금의 우리에겐 최선이지 않은가.
육지에서 살아돌아온 한 노인은 방금 언급한 청년이 의문스러워하자 이렇게 한마디 보탠다. "돌아와준 것만으로도 됐다". 지친 하루를 보낸 현대인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다.
<편집자 류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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