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디자이너 곽현주
[투비스 민서홍 기자]‘K-패션’이란 콘텐츠는 현재 성장기와 침체기 속 나름의 ‘성장통’을 겪고 있다. ‘K-패션’은 패션의 중심인 유럽과 미국에서 아직은 생소하다. 이 같은 상황 속 세계 3대 컬렉션에서 국내 디자이너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점차 늘어난 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 곽현주는 ‘K-패션’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빛났다.
“우리나라의 브랜드들은 유럽쪽에서는 많은 오더를 받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가장 오더를 많이 넣는 중국을 포기 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하지만 2~3년 정도 중국과 일을 해보니 그들의 흡수력 자본력은 대단했습니다. 앞으로 5년 정도 지나면 어느 정도 성장할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에요.”
현재 ‘K-패션’은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 열풍과 맞물려 중국시장에서 하나의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중국의 시장 경제력과 자본력,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거대자본’의 압박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이 흐름을 지켜보는 것만도 능사가 아니다.
“중국에서 ‘K-패션’은 다양한 제안을 받을 정도로 위상이 높아요. 대륙에서 오는 유혹들을 당시에는 뿌리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미래를 생각해 거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패션이 자체적으로 젊고, 세련된 느낌으로 우리만의 독창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돼요.”
곽현주는 ‘K-패션’이 다른 문화와 비교되는 자체적인 아이덴티티를 갖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이덴티티를 갖기 위해서는 디자인적인 우수성도 필요하지만 시장경제의 기초라고 볼 수 있는 ‘수요·공급’의 법칙도 중요한 부분이다. 당장의 실리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유통구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패션계에서는 유통구조가 없는 부분이 가장 아쉽습니다. 옷에 투자하는 소비자들이 예전보다 많이 적어져 지금 당장 중국에 의지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5년이 지난 후에 우리가 중국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더욱 각고의 노력이 필요 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K-패션’이 나아갈 방향은 멀지 않은 곳 있다. 전 세계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시 나우 바이 나우’는 보는 즉시 컬렉션웨어를 구매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해결책을 내놓았다. 곽현주는 ‘시나우 바이나우’에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을까.
“과거에는 쇼장에서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요즘 쇼는 피날레에 박수를 치는 사람보다 동영상을 찍는 사람이 많습니다.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은 SNS를 통해 손쉽게 접할 수 있기에 시즌에 맞춰 구매하는 이들에게는 신상이 아닌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 사진=SBS '패션왕 비밀의상자'
이러한 흐름 속 최근 막을 내린 ‘2017 S/S 헤라 서울패션위크’는 네이버 TV 캐스트와 동아 TV를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 됐다. 이렇듯 패션디자이너는 단순히 옷을 만드는 직업이 아닌 대중들 앞에 보여지는 모습도 중요한 직업이 되기 시작했다. 또 대중문화와 패션은 서로 뗄 수 없는 요소다. 곽현주 역시 과거 SBS 예능프로그램 ‘패션왕 비밀의 상자’에 출연했다.
“방송 출연 당시 자연스러워 좋았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진행하는 작업을 해볼 기회가 없었는데 방송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찾아갔던 것 같아요. 정시아와는 동해에 가서 회를 먹고 바이크와 투명카약을 탔으며 광희와는 시내버스도 타보고 승마를 하며 즐거움을 찾아가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최근 컬래버레이션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 다양한 분야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패션왕’ 역시 일종의 협업작업으로 볼 수 있다. 곽현주가 한번쯤 함께 작업을 진행해보고 싶은 분야 혹은 ‘셀럽’은 누가 있을까.
“가장 부족한 부분이 음악적인 부분이라는 생각했어요. 화장품, 커피향, 캐릭터 등의 다양한 분야와 컬래버레이션 중 가수들과 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제품이 아닌 영상, 음악 등의 감성적인 작업을 해 보고 싶어요.”
▲ 사진=테이블스타
다양한 도전과 이상을 갖고 있는 곽현주가 패션 외에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한 가지 목표를 보고 달린다면 다소 지치거나 권태감을 느낄 수 도 있기 때문. 곽현주는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또 하나의 도전을 시도했다.
“7살부터 막연히 옷을 만드는 일을 꿈꿔 디자이너가 됐어요. 오랜 시간을 달려오니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 새롭게 요식업이란 분야에 도전해 보니 더욱 어려웠습니다. 옷보다 사람들에게 밀접해 관리할게 더욱 많고 예민해요. 아무 생각 없이 하긴 했지만 저의 인생에 있어 리프레시 되거나 다른 반전을 생각 할 수 있던 계기가 됐습니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곽현주와의 대화는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가진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는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보탬이 되고자 다양한 강의와 함께 멘토링을 하고 있다.
“유명한 샵에서 옷이 걸리는 것에 행복함을 느낀 시절이 있었어요. 하지만 최근 제가 이 시대에 맞는 디자이너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슬픔과 디스토피아라는 주제가 사회전반을 아우르고 있는 시기에 저를 보고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가 많아 졌으면 하네요. 패션 디자이너가 행복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직업으로 인식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곽현주는 “패션은 000이다”라는 질문에 “패션은 인생의 거울이다”라고 답했다. 그의 말처럼 패션은 단순히 입는다는 개념이 아닌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근본적인 요소가 아닐까. 그가 보여준 열정과 신념은 앞으로 보여줄 컬렉션들의 향방에 더욱 귀추를 주목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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