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인사이드]2월 지상파·케이블 드라마에 ‘신드롬’은 없다

2017-02-23 18:19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SBS ‘피고인’, MBC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 tvN ‘내일 그대와’, KBS2 ‘김과장’ /사진=해당 방송캡처

[투비스 소준환 기자]2월, 한국드라마는 정체 상태다. 지난해 연말 안방극장을 책임졌던 tvN ‘도깨비’ 이후 새로운 화제작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

일반적으로 화제작은 대중에게 큰 반향을 일으킨 경우를 일컫는다. 이는 시청률을 통해서도 나타나지만 온·오프라인의 폭발적인 반응, 다양한 회자, 그리고 또 다른 문화적 가치를 양산함으로써 입증된다.

하지만 2월 방송 중인 지상파·케이블 드라마에서 이같은 작품은 아직 찾아 볼 수 없다. MBC ‘역적’, SBS ‘피고인’, KBS2 ‘김과장’, tvN ‘내일 그대와’ 등 현재 방송되는 드라마들은 ‘도깨비’에 비해 파급력이 현저히 부족하다.

▲ tvN ‘도깨비’


‘도깨비’는 방영 당시 케이블채널이라는 난점에도 20%대의 시청률을 기록, 각종 프로그램에서 수많은 패러디로 화제성을 드러냈으며 많은 사람들이 남자주인공 공유의 헤어스타일을 따라하는 등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반면 2월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들은 스토리의 임팩트가 약하고, 시청자들의 반응도 미미한 측면이 있다. 특히 지상파 드라마들은 ‘도깨비 신드롬’을 넘어서지 못한 채 현상 유지에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들 드라마에는 센세이션의 징후라고 볼 수 있는 '~앓이'가 없거나 미미하다는 것. 그렇다면 현명한 해결법은 없을까.

지난해 최고의 인기를 얻은 KBS2 ‘태양의 후예’를 통해 그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이 드라마는 40%대를 육박하는 압도적인 시청률은 물론, 공개되는 OST마다 음원차트를 ‘올킬’하는 등 화제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 사진=KBS2 ‘태양의 후예’


특히 ‘태양의 후예’는 주연배우 송중기·송혜교와 얽힌 수많은 이슈를 포함해 한류의 첨병으로서 문화적 지평을 넓히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이 드라마는 인지도가 다소 애매했던 진구·김지원을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만들었다. 방영 당시 ‘송송커플’, ‘구원커플’이란 신조어가 탄생된 것만 보더라도 얼마만큼 큰 관심을 이끌었는지 실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화제작이 되기 위해서는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드라마팬들의 반응, 지지와 응원, 그리고 ‘글로벌 공감대’가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태양의 후예’의 인기는 신드롬을 일으키는 주체가 결국 국내외 시청자들이고, 이들의 수동적 리액션이 아닌 능동적 소통과 교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했기 때문이다.

또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는 김은숙 작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신드롬 드라마’의 조건 중 스토리가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야기가 지루하고 흥미롭지 않은 드라마에 관심을 가질 시청자는 없다.

물론 2월 방송 중인 드라마들도 저 마다의 특색과 강점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처럼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은 아니기에 앞으로 보다 도약하기 위해선 혜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더 촘촘히 살피면서 국내를 넘어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로 만든다면 신드롬 역시 가능하지 않을까.

▲ 사진=KBS2 '연기대상'


화제작이었던 콘텐츠의 장점을 읽는다는 건 그러한 돌풍을 일으킨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많은 드라마팬들의 아쉬움 속 지상파·케이블 드라마가 다시금 한류로 뻗어나갈 만큼의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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