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인사이드]커피 트렌드의 변화, 지금 커피는 어떤 모습일까?

2016-12-07 20:17



[투비스 김그내 기자]변화는 언제나 끊임없이 이루어진다. 커피의 세계에도 분명한 트렌드가 있다. 국내 커피 역사에 비추어 커피가 어떻게 변화되고 존재해 왔는지, 또한 지금 이 시대를 풍미하는 커피는 모습인지를 살펴봤다.

대한민국에서 식사를 하고 난 후 커피 한 잔은 언젠가부터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의 연간 커피 소비량은 1인당 428잔이다. 하루에 1잔 이상 커피를 마신다는 의미다. 현재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약 5조 4000억원. 2000년부터 연평균 9%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6대 커피소비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커피 트렌드 역시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국에서 커피산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다. 당시만 해도 인스턴트 커피를 즐기는 다방 문화가 성행했다. 원두커피의 등장 전, 커피 하면 인스턴트 커피인 믹스커피 또는 자판기 커피를 의례 떠올리던 시절을 거쳐 '카페 문화'로 진입하게 된 것은 1988년 즈음. 서울 압구정에 국내 최초의 원두커피 전문점이 생기면서부터다.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원두커피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으며 대중화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1999년 커피 시장은 또 한차례 변화의 바람이 분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국내에 상륙하며 에스프레소 문화가 커피 시장을 장악. 커피 대중화를 이끌게 된다. 카페 커피 시장의 성장으로 에스프레소를 이용한 음료 ‘아메리카노’를 포함해 에스프레소를 활용한 카페라떼·카페모카 등의 프리미엄 메뉴들을 선보이며 커피 시장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이룬다.



2010년 이후 커피 한잔에 1000원~1500원인 저가의 커피 프렌차이즈들의 등장으로 커피 시장은 새로운 형태로 또 다시 변모하게 된다. 커피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제품의 질은 높이고, 양은 늘리면서 현재까지 저가 커피전문점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한 예로 2006년 논현동 먹자골목에 단일 매장 형태로 문을 연 빽다방은 2012년 프랜차이즈 사업에 진출한 이후 매장 수가 2014년 25개에서 지난해 415개로 급증했다. 올 10월 기준 빽다방 매장 수는 510여개로 지난해와 올해 각각 390여개, 80여개 매장이 추가로 오픈한 셈이다. 그밖에 주요 저가 커피전문점인 매머드커피는 2012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 100여개의 매장을 강남·홍대·을지로 등 주요 상권에 오픈하며 뒤를 쫓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자체브랜드(PB)를 통한 신제품 출시와 전문 매장을 선보이며 저가 커피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1세대 저가 커피전문점'인 이디야 역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개인 커피전문점 또한 로스팅 시설을 커피전문점 내에 둔 로스터리 카페와 원두를 직접 갈아 커피를 내려주는 핸드드립 카페 등 전문적인 커피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변모했다. 로스터리 카페는 손님이 원하는 정도에 따라 소량의 원두를 볶아 제공할 수 있는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다. 핸드드립 카페는 바리스타가 직접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린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동시에 커피가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자리하면서 최근 국내 커피 시장은 집에서 커피를 즐기는 ‘홈카페(Home Cafe)’로 새로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제 불황, 나홀로족의 증가 등으로 ‘홈카페’ 시장 열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커피전문점업계는 스틱커피에 이어 캡슐커피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캡슐커피란 질 좋은 원두를 로스팅하고, 그라인딩해 신선한 상태로 캡슐에 진공 보존한 것이다. 이 캡슐을 머신에 넣고 버튼만 누르면, 꼭 바리스타가 아니더라도 동일한 맛의 커피를 추출할 수 있다. 기존 에스프레소 머신의 원두를 분쇄하고, 다지며, 추출하는 등 복잡한 단계를 생략한 캡슐커피 머신은 진화된 형태의 에스프레소 머신이다. 더구나 커피 찌꺼기를 처리하고 청소하는 번거로운 관리도 할 필요 없이 추출한 캡슐만 버리면 돼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 사진=pinterest


캡슐커피를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인 네스프레소(NESPRESSO) 이후 일리(illy), 드롱기(DeLonghi), 돌체구스토(DolceGusto) 등이 잇따라 캡슐커피 머신을 선보였고, 커피믹스가 주요 제품이었던 동서식품까지 유럽 브랜드 타시모(TASSIMO)를 들여와 캡슐커피 시장으로 발을 넓혔다. 프리미엄 커피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캡슐커피 브랜드들이 승승장구하자 밀레(Miele), 필립스(PHILIPS) 등 다른 해외 기업들도 국내에 캡슐커피 머신을 내놓기 시작했다.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남양유업이 2013년 필립스와 함께 신개념 더 파드 식스(the POD six) 커피 시스템을 출시, 네스프레소와 돌체구스토가 선점하고 있는 커피머신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커피전문점도 캡슐커피 시장에 발을 디뎠다. 할리스커피는 최근 미국 커피머신 1위 브랜드 큐리그와 제휴해 큐리그 커피머신용 할리스커피 ‘K-cup’캡슐커피를 출시했다. 커피빈 역시 큐리그와 제휴해 캡슐커피를 내놨다. 앞서 9월 폴 바셋은 네스프레소 머신 호환 전용 캡슐커피 ‘폴 바셋 바리스타 캡슐’을 선보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캡슐커피 시장 규모는 2014년 1000억원에서 지난해 125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450억원은 캡슐커피, 800억원은 캡슐커피머신 시장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홈 카페 시장은 향후 몇 년간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고품질 커피에 대한 니즈는 물론, 바쁜 생활 패턴으로 인해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캡슐 커피 머신의 인기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다방커피-믹스커피-자판기커피-원두커피-에스프레소-캡슐커피 등으로 변화를 이어온 커피 시장은 단순히 마시는 커피가 아닌, 생활양식과 문화를 창출하며 계속해서 진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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